가을의 향취  

 

가을은 색의 계절

오색 창연한 단풍이 눈을 즐겁게, 마음을 부요케 한다

온 세상이 색의 축제로 북녘의 카드 섹션을 방불케 한다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 마음도, 삶도 채색하는 듯싶다

그런데 미인 단명처럼 색의 가을도 잠깐

화사한 잎이 시들고, 떨어져 갈 때 마음도 가난해진다

 

오늘 아침 Settle Bridge Park 을 걸으면서

유난히 코가 행복하였다.

떨어진 잎들을 밟고 가는데 

가을 냄새가 코끝을 찡하게 한다

 

그것은 분명 향기, 가을의 향수

잘 볶아낸 커피 향같이 구수하고 그윽하고…..

온갖 이름 모를 나뭇잎들이 떨어져 뒹굴고 말라 가면서

희한한, 고소한 무엇이라 딱히 표현하기 어려운 향내가 난다.

잎들이 떨어져 썩기 전 독특한 냄새를 낸다.

조금만 지나도 썩어 역겨운 냄새를 낼 것이지만

낙엽이 마르고 죽기 전 그 냄새는 어떤 향료도 흉내내지 못하리

죽기 일보 직전 최고의 향기가 낙엽의 좌절감을 치유한다.

그렇다 죽는 것은 사라지고 말 것이지만

생명의 마지막 기운은 향기를 토해낸다.

 

가을은 색상의 계절, 눈의 계절, 눈을 즐겁게

또한 가을은 향기의 계절, 코의 계절, 코를 기쁘게

이번 가을은 찬란함과 화려함을 넘어

그윽하고 구수하고 신비로운 향취의 철을 따라

분주하고 바쁜 삶을 멈추고 조물주를 예배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