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전에 어떤 기업 총수가 정치자금과 관련되어 구속되어 법정에 서게 되었어요.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른다고 일관하였어요. 그의 별명이 모르쇠가 되었어요. 정말 몰라서 모른다고 했는지 아니면 본인이 실토하면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이 고발되고 그 영향을 받을까 생각해서 장고 끝에 그렇게 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목회자만큼 힘들다면 힘든 일이 세상에 그 유례가 달리 없어요. 그 평가가 한 순간에도 천국에서 지옥을 왕래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좋아하는 분들은 그분은 천사지요라고 말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분은 그자는 마귀지요라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한 인물인데 이렇게 천양지차의 평가가 있으니 힘든 것입니다.

           목사에게 불평이 있는 분들이 노상하는 이야기가 우리 목사님은 남의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도 등급이 많아 100% 안 듣는지, 90% 안 듣는지, 80% 안 듣는지라고 생각할 때 도매급으로 말하기 어려워요. 그러나 어떤 목사도 예외 없이 듣게 되는 평판입니다.

           목사도 말할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대표로 생각을 나눠보지요. 들을 말이라야 듣지요? 무조건 안 들어준다고 하면 곤란합니다. 어떤 경우 본인이 고사하지만 교회적으로 그리고 목사가 그분을 평가하면서 적극적으로 직분에 추천합니다. 결과는 목사가 고사하는 당사자의 의견을 안 들은 것이 좋은 때가 더 많지요. 혹은 교회에서 기도하자고 목사가 강조하게 될 때 기도하지 못하는 분은 부담스럽다고 건의한다면 목사가 누구 말을 들어야 할까요?

           진실로 목사가 부르신 이의 뜻을 따라 진실한 목회를 하고자 한다면 평신도들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건축을 하라고 하시는데 임원들은 교인들이 힘들어서 못한다고 한다면 목사는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까요? 우리 교회 역사에서도 몇 번 결정적인 경우에 제가 성도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추진하였어요. 현 부지를 살 때 많은 분들이 너무 크다 하였어요. 지금 정말 큽니까? 선교 교육관을 지을 때 대 다수가 어려우니까 체육관 없이 교육관만 짓자고 하였어요. 그랬다면 우리들은 짓자마자 후회하였을 것입니다.

           지금 진행되는 extra parking 장만 해도 저는 이것을 생각한 것이 7-8년 되었어요. 주일날 성도들이 좀더 와도 전에 53대의 공간은 좁았고 지금 78대 주차공간도 현 교우들이 다 출석하면 부족합니다. 성도들은 그 당일 주일에 교우들이 많이 빠져 파킹장이 여유 있는 것만 보고 다른 주일 사정은 생각지도 못하고 더욱이 부흥하기 위한 미래의 공간은 전혀 꿈도 못 꾸고 파킹공사를 목사의 쓸데 없는 욕심이라고 말한다면… (다행스럽게 우리 교회는 그런 분이 없으니 감사하지요)

           사랑하는 여러분! 목사는, 제대로 된 목사라면 바라는 것은 오직 교회의 부흥, 성도의 영적 성장뿐입니다. 그런데 성도들은 목사가 성도들의 사정을 몰라준다 하면서 답답해하고 편안치 않다고 합니다. 답답한 것은 서로 대화를 해야 하고 편안치 않은 것은 무엇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차원에서 서로 마음을 합할 수 있어요. 하나님의 뜻을 어기면서까지 편안을 찾을 성도는 없는 줄 믿습니다.

           목사의 위치와 역할은 정말 하나님이 돕지 않고 성도들이 보호해주지 않으면 너무나 위태하고 상은커녕 욕 먹기 십상입니다. 목사가 건축하자면 성도들은 교인들이 먼저라고 이야기합니다. 목사가 교인들에게 24시간 친구가 되어주면 교인들은 존경하기보다 허물 보인다고 기피합니다. 심방 자주하면 사람들에게 너무 바란다고 하고 심방 안 하면 영혼에 대한 관심이 없다 합니다. 성도들의 소리를 잘 들어주기만 하면 목사가 친절한데 카리스마가 없다고 합니다. 목사가 열심히 하면 성도들의 사정을 너무 모른다고 싫어들 합니다. 정말 어느 장단에 맞춰야 성도들이 만족하고 좋아할까요? 상식적으로 십인 십색입니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목사라면 천차만별의 사람들의 기호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그를 부르신 하나님께 맞출 것입니다. 그때 성도들은 목사가 사람들의 말을 안 듣는다고 불평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교회 임원들은 다른 이들보다 목사를 속속들이 알기에 성숙하지 못하면 목사의 부족, 허물 때문에 은혜는커녕 더 큰 상처만 안고 어렵게 살 수 있지요.

           성도 여러분! 어느 교회라고, 어느 목사 어느 성도라고 예외가 없습니다. 문제는 교회 역사와 함께 성도들이 목사의 중심을 헤아리고 뜻을 같이하고 그의 부족한 것을 커버해주면 그 목회와 그 교회는 승리하게 됩니다. 결국 그 성도들도 목사와 함께 상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면 계속 개척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목사도 뜻을 펴지 못하고 성도들도 쓰임 받기는커녕 영원히 성숙하지 못할지 모릅니다.

           제가 여러분의 목사로 간곡히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은 혹여 저에게서 어떤 부분을 이해할 수 없고 협력할 수 없다면 저를 여러분의 목사로 세우고 쓰시는 주님을 믿고 저의 약점을 들추고 제게 항의하기보다 여러분이 보완해주세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저는 부족한 것이 너무 많은 사람입니다. 요만큼 목회하는 것도 여러분이 묵인, 협력해주셔서 가능했습니다.

           아무쪼록 주님의 은혜로 교회 역사가 더해 갈수록 피차 더 닮아가서 제가 여러분을 더 많이 이해하고 여러분들이 저를 더 많이 이해해서 어떤 경우도 억지도 아니고 강요도 아닌 자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가 목회자의 마음을 지니고 진정한 의미의 동반자, 동역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저보다 더 훌륭한 평신도 지도자들 그리고 사역자들, 목회자 선교사 등 많은 주의 종들이 배출되기를 진실로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사역은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크고 벅찹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거니와 둘이면 능히 당하거니와 삼겹줄은 아무도 끊을 수 없느니라.”

           결론적으로 여러분 모두가 기도해 줄 것은 제가 하나님의 소리를 더 잘 듣는 목사가 되고 그 뜻을 잘 전달해서 더 많은 분들이 하나님의 뜻에 즐거이 참여토록 기도해주십시오. 저는 하나님이 제 소리를 다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힘들 때는 하루에도 수십 번 목회를 그만두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모르쇠는 목사만이 아니고 하늘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의 쓴 소리, 쉰 소리, 쓸데 없는 소리를 그 분이 다 들어 주셨다면 아무도 주님 앞에서 살아 있는 분이 없을 것입니다. “주여 할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하지 마시고 주의 원대로 하소서

           우리 모두 보다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그 뜻을 준행하는데 한 비전, 한 소원, 한 열심, 한 마음을 가집시다. 저는 여러분으로 인해 행복한 목회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