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매미 한 마리가 교회 문고리 위에 달려있다

내가 다가가도 죽은 듯이 붙어있다

이제 떠날 시간을 재고 있는듯 싶다

 

그토록 한달 간을 고막 터지듯 울어 제끼더니

유충이 애벌레로 6년간을 땅속에서 살다가 

단 한달 간의 곡을 위해 아니 비창 솔리스트의 운명을 위해

그래도 그의 애끓는 구애 소리로 우리로 무더위를 잊고 살아오게 했건만

이제 떠날 채비를 하는 매미가

일생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짧거나 굵거나 목숨을 사명으로 살아야 한다

남이 알아주던 안 알아주던, 남이 들어주던 안 들어주던

매미는 울어야 하고 외쳐야 하고 소리를 내야 한다

그는 소리에 민감해서 숨죽인 내 발자국 소리에도 금방 소리 굿을 멈추지만

이내 다시 소리를 지른다 “맴 맴 맴 매---앰”

무더위로 인한 짜증도, 구슬땀의 목마름도 그리고 찌는 듯한 복더위도

한순간에 한 곡조로 세차게 뽑아내는 명창의 소리 굿으로 날려 보낸다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고 듣다보니 어느덧 우리의 마음과 느낌을 깊은 계곡으로

그것은 짜증난 소리가 아니고 목줄 끊는 소리가 아니다

숫컷이 암컷을 부르는 비창이라니 내속에 꺼진 사랑의 불씨를 살린다

“맴 맴 맴 매---엠” 나도 저렇게 마음껏 소리쳐 봤으면

나도 저처럼 “여보 당신 사랑해”라고 실컷 목놓아 울어 보았으면

그리고 딸, 사위, 손주들 이름을 죄다 부르며 계속 춘향가를 부를 수 있다면

 

조용한 매미가 시멘트 위에 떨어져 간신히 뒤집혀 짐을 면한다

다시 생명의 사이클로 돌아갈 시간, 나도 저처럼 때를 알고 준비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