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11월은 겨울의 서곡

서리가 내리고 공기가 차고 매서워진다

누구나 겨울을 싫어한다. 춥고 시리고 매섭기까지 하니….

일사량이 줄고 낮이 짧아지고 활동이 줄어든다

그러나 밤이 길어지고 밤의 고요가 더해지고 긴 숙면도 가능하다

겨울이 겨울인 것은 추운데 있고 얼고 매서운데 있지만

그로 말미암아 내면을 살찌우고 내 안을 가꾸고 속사람을 강건케 한다면….

 

겨울은 묵상의 계절

무엇이든지 깊게 생각하고 오래 생각하게 한다

또한 반추의 시간

한해 동안 지나온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고 정리하고 반성하게 한다

겨울이 있어 동물들도 동면에 들어가고 쉼을 얻듯이

인간도 겨울이 있어 속이 깊어지고 삶이 알차지게 된다

 

이 겨울에 집콕 방콕만 하지 말고

고전도 다시 꺼내 읽고 음미하고

지난 활동도 사진 처리만 말고 추억으로 기억 기록해 보자

내가 오늘에 이르게 됨은 누군가를 통해 여기에 온 것을 돌아보고

생각과 기억의 창고를 정리해서 작품을 낳고 인생을 살찌워 보자

인간은 겨울에 속이 찰지게 되고, 삶은 풍성한 열매로 저장된다